인도 사용자들이 이해하는 금융 용어의 차이점 (3)

Data를 Information으로, 오해를 줄인 한 단어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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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 08, 2025
인도 사용자들이 이해하는 금융 용어의 차이점 (3)

지난 ‘인도 사용자들이 이해하는 금융 용어 차이점’ 1, 2편에서는 유저들이 금융 용어를 어떻게 인식하고 해석하는지를 알아보기 위한 리서치 진행 과정과, 그로부터 도출된 주요 인사이트들을 소개해드렸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그 리서치에서 얻어진 인사이트들이 실제 앱 내에서 어떻게 반영되었는지, 구체적인 적용 사례를 중심으로 살펴보려 합니다.

영어를 선택하는 인도 유저들의 숨은 이유

사례를 본격적으로 살펴보기 앞서, 앞선 글에서 간단히 언급했던 고객확인(KYC) 퍼널에 대한 사용성 테스트 과정에서 발견된 인사이트를 다시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이 테스트 과정에서는 흥미로운 패턴 하나가 드러났는데요. 영어가 모국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많은 유저들이 앱 언어를 영어로 설정하고 있었습니다.

그 이유는 힌디(Hindi)나 까나다어(Kannada)와 같은 지역 언어를 선택할 경우, 금융 용어들이 일상에서 거의 사용되지 않는 표현으로 번역되어 오히려 더 어렵게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언어 선택 옵션이 제공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유저들이 다시 영어로 되돌아가는 행동을 보였고, 이를 통해 영어가 앱 내에서 기본 언어로 선호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사용성 테스트 결과는 실제 데이터와도 일치했습니다. 트루밸런스 앱 내부 데이터를 살펴보면 전체 유저의 약 75%가 영어를, 약 20%는 힌디를 앱 언어로 설정해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이는 다수의 유저들이 영어 환경에서 앱을 사용하는 것을 더 편리하게 느끼고 있다는 점을 수치로도 보여주는 결과입니다.

이런 환경을 고려해, 기존에 사용성 테스트가 진행되지 않았던 일부 퍼널에 대해서는 용어 이해도 중심의 테스트를 추가로 실시했습니다. 테스트 결과를 바탕으로 유저 피드백을 반영하여 각 화면의 목적이 보다 명확히 전달될 수 있도록, 문구를 더 직관적이고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표현으로 개선했습니다.

실제 화면 개선 사례

리서치를 통해 발견한 인사이트들이 실제 화면에 어떻게 반영됐는지, 지금부터 구체적인 개선 사례를 하나씩 소개하겠습니다.

Device Data Device Information

‘데이터’가 아니라 ‘정보’로 동의율을 올리기

유저 신용평가(ACS)를 위해 은행 명세서(Bank Statement) 제출 또는 디바이스 정보(Device Data)에 대한 동의가 필요한 화면에서, 남부와 북부 지역을 가리지 않고 많은 유저들이 ‘디바이스 데이터’라는 표현을 모바일 인터넷 데이터로 오해하는 사례가 발견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화면의 목적이 정확히 전달되지 않았고, 일부 유저는 동의를 주저하거나 혼란을 겪기도 했습니다.

이에 앞서 2편에서 소개했던 것처럼, 실제 인터뷰 과정에서 유저들이 제안한 표현 중 하나인 ‘Device Information’을 채택하여 해당 문구를 수정했습니다. 이를 통해 중의적 해석의 가능성을 줄이고, 더 쉽고 직관적인 언어로 페이지의 목적을 명확히 전달하고자 했습니다.

VIP Only → Upgrade Now

VIP가 주는 거리감 대신, 업그레이드의 기대감 심기

두 번째로, 저희는 ‘VIP’라는 단어를 통해 고객이 특별한 혜택을 받고 있다는 긍정적인 인식을 기대했지만, 실제 유저 반응은 다소 달랐습니다. 일부 유저들은 ‘VIP Only’라고 표시된 12개월 옵션을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라 고소득층 사용자 전용 옵션으로 오해하거나, “나는 VIP가 아닌 것 같다”와 같은 혼란스러운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러한 리서치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앱 내에서는 ‘VIP Only’ 대신 Upgrade라는 표현으로 문구를 수정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조건이 좋은 대출 옵션으로 향상시킬 수 있다는 의미를 보다 직관적으로 전달하고자 했습니다.

Principal Amount → Loan Amount

어려운 금융 용어를 바꾸니 클릭률이 6.57% 증가

이전에 공유한 리서치 인사이트 중 하나는, ‘대출원금(Principal Amount)’이라는 용어에 대한 사용자들의 오해였습니다. 많은 유저들이 이 용어를 실제로 상환해야 하는 전체 금액(Repayment Amount)으로 잘못 이해하고 있었는데요. ‘Principal Amount’는 다른 금융 앱에서도 흔히 사용되는 용어지만, 전문적인 금융 지식이 없는 유저에게는 여전히 어렵고 혼란스럽게 다가왔습니다.

이러한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저희는 앱 내에서 ‘Principal Amount’가 포함된 금액의 구성을 유저가 보다 정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Break-down(상세 보기) 버튼을 함께 배치했습니다. 또한, ‘Principal Amount’라는 용어 대신 ‘Loan Amount’라는 더 직관적인 표현을 사용해, 용어에 대한 장벽을 낮추고자 했습니다.

실제로 레벨업론(Level Up Loan) 오퍼를 보여주는 바텀시트에서 이 변경 사항을 반영한 후, A/B 테스트를 통해 효과를 검증해보았습니다. ‘Principal Amount’ 대신 ‘Loan Amount’를 사용하고, Break-down 버튼을 추가한 버전에서는 CTA 클릭률이 6.57% 증가하며 긍정적인 사용자 반응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는 더 명확한 정보 제공이 사용자 행동에 실제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음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Foreclosure → Close Loan Anytime

반만 이해하던 기능, 한 문장으로 이해하기 쉽게 만들기

정성적으로 진행한 유저 리서치 과정에서 많은 유저들이 ‘조기상환(Foreclosure)’이라는 용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마케팅 팀에서도 별도의 정성 리서치를 추가로 진행했는데요, 110명의 유저를 대상으로 ‘Foreclosure’라는 단어의 의미를 알고 있는지 질문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약 48%가 해당 단어의 의미를 전혀 설명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처럼 전문 금융 용어에 대한 이해도가 낮다는 점을 고려해, 실제 대출 승인 화면에서는 ‘조기상환이 가능하다’는 정보를 보다 직관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용어를 풀어서 표현했습니다.

유저들이 인터뷰 과정에서 제안한 단어를 참고해, ‘Close Loan Anytime’이라는 문구를 사용하여 언제든지 대출을 조기 상환할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안내했습니다.

이러한 표현 변경은 유저의 혼란을 줄이고, 기능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 외 금융 용어를 더 직관적으로

e-Mandate를 Auto-Repayment로, ‘필수’ 오해를 없애기

이 외에 리서치 과정에서 또 하나 흥미로운 인사이트는 ‘e-Mandate’라는 용어에 대한 사용자 혼란이었습니다. 이 단어는 대출금이 통장에서 자동으로 출금되는 자동이체 개념을 의미하지만, 많은 유저들이 이를 ‘필수적인’을 의미하는 ‘Mandatory’와 혼동하며 “무엇을 필수로 하라는 건지 모르겠다”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로 인해 화면의 목적이 불명확하게 전달되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이러한 피드백을 반영하여 앱 저니(Journey)를 업데이트하면서, 추가적으로 유저들이 진행해야하는 단계를 알려주는 화면에서 보다 직관적인 용어인 ‘Auto-Repayment’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도록 개선했습니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기능의 목적을 빠르게 이해하고 혼란 없이 다음 단계로 진행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Primary Account를 Main Bank Account로, 생활 속 표현으로

또한, 대출금 수령 및 상환에 사용할 주된 은행 계좌를 의미하는 ‘Primary Account’라는 표현 역시 일부 유저들에게 혼란을 주었습니다. 특히 “내 통장 중 무엇이 ‘Primary’인가요?”라는 질문이 반복되었는데요,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해당 항목은 ‘Salary/Income Bank Account’ 혹은 ‘Main Bank Account’처럼 더 구체적이고 직관적인 용어로 표기해 사용자 혼동을 줄였습니다.

리서치 기반으로 이어가는 꾸준한 개선

앱 내 모든 화면의 언어를 한 번에 개선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개선이 필요한 주요 플로우에 대해서는 관련 이해관계자들과 긴밀히 협의하며, 리서치를 통해 얻은 피드백을 하나씩 반영해가고 있습니다. 단순히 단어 수정뿐만 아니라, 사용자 이해를 돕기 위해 그림이나 아이콘을 함께 활용하고, 서베이 화면에서는 영어와 힌디를 병기하는 등 다양한 보완 작업도 함께 진행하여 점차적으로 더 유저 친화적인 앱으로 발전해 나가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신규 기능이 개발되어 새로운 화면이나 플로우가 추가될 때마다 선제적으로 사용자 리서치를 진행하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도출된 인사이트는 실제 화면 설계에 적극 반영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이 블로그를 통해 리서치 기반의 인사이트와 그에 따른 개선 사례들을 꾸준히 공유드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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