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디지털 대출 규제 발표와 True Balance (1)

인도중앙은행인 Reserve Bank of India(RBI)는 Digital Lending Guideline(DLG)을 발표했습니다. True Balance 앱도 디지털 대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에, 밸런스히어로 Product팀은 이 규제를 준비 기간 내에 준수할 수 있도록 필요한 프로덕트 기능을 기획, 개발, 그리고 배포까지 진행해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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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c 26, 2024
인도 디지털 대출 규제 발표와 True Balance (1)

RBI의 디지털 대출 Guideline 발표

2022년 9월 2일 인도중앙은행인 Reserve Bank of India (이하 RBI)는 Digital Lending Guideline (이하 DLG)를 발표했습니다. 이 가이드라인은 2022년 11월 30일까지 약 2달여 간의 준비 기간이 부여되었고, 2022년 12월 1일부터 기존 승인된 대출 사항까지 충실히 준수해야 하는 규제 사항입니다. 저희 밸런스히어로의 True Balance 앱 또한 디지털 대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에, 이 규제를 2개월 준비 기간 내 준수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했습니다.
 

RBI의 DLG 도입 배경

최근 인도의 디지털 금융 시장은 비은행 금융기관(NBFC)과 핀테크 플랫폼 서비스를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부작용으로, 일부 디지털 대출 서비스 업체들로 인해 데이터 프라이버시 침해, 과도한 이자율, third party의 무분별한 관여, 불완전 판매 (mis-selling), 비윤리적인 추심 관행 등의 심각한 문제들이 금융 소비자 보호 측면에서 꾸준히 제기되어 왔습니다.

이러한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RBI는 2021년 1월에 Working Group on Digital Lending (이하 WGDL)을 구성했습니다. 곧이어 WGDL는 인도 내 제도권 금융기관과 비제도권 금융 회사들의 디지털 대출 서비스 현황을 조사했으며, 2021년 11월에 규제 프레임워크의 초안을 포함한 디지털 대출의 전반적인 내용을 다룬 보고서를 배포했습니다.

이후, RBI는 이 보고서를 바탕으로 WGDL와 디지털 대출 업계와 관련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종합하여, 2022년 8월 WGDL의 디지털 대출에 관한 권고사항을 발표했습니다. 이 권고사항에 따라 DLG 규제가 마련되었고, 2022년 11월 30일까지 준수해야 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인도 DLG 주요 조항과 한국 사례와의 비교

DLG의 주요 조항

DLG의 주요 요구사항은 대출 신청부터 실행 및 상환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이 윤리적이고 규정을 준수하도록 보장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대출 실행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대출자와 차입자 간의 정보 비대칭성을 해소하고, 차입자의 데이터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기 위한 조항이 아래와 같이 주요 요구사항으로 제시되었습니다.
 

1) 금융 소비자 보호 관련 주요 요구사항

  • 대출 실행 및 상환 과정의 투명성

    • 대출 금액은 반드시 대출자(Regulated Entities, 이하 RE)와 차입자의 은행 계좌 간에 직접 거래되어야 하며, 제3자 계좌를 통한 자금 흐름(pass-through account / pool account)은 금지됩니다.

    • 이 규제로 인해, RBI 감독 하에 라이센스를 가지고 있는 은행이나 NBFC만 (RE) 이 디지털 대출을 직접 취급할 수 있고, 그 외의 디지털 앱들은 Lending Service Provider (LSP) 로서 대출 중개만 가능합니다.

  • 수수료 지불 구조

    • 대출 중개 과정에서 LSP에게 지불되는 모든 수수료는 RE가 직접 부담해야 하며, 차입자에게 청구할 수 없습니다.

    • 이 규제로 인해, RE, LSP, 차입자 간 복잡했던 보상구조가 비교적 단순화되었으며, 금융소비자 입장에서는 대출 과정에서 투명하지 않게 부과되던 hidden charge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었습니다.

  • Key Fact Statement (KFS) 제공

    • 대출 계약 전 대출 조건, Annual Percentage Rate (APR), 수수료, 상환 메커니즘 등이 포함된 표준화된 KFS를 제공하여야 합니다.

  • Digitally Signed Documents

    • 차입자와 대출 계약과 거래가 이루어질 때, 차입자의 인증된 email/SMS에 자동으로 디지털 사인이 포함된 대출관련 문서 (Sanction Letter, Terms and Conditions, Privacy Policy 등)를 보내야 합니다.

  • Grievance Redressal (불만 해결 담당자)

    • 모든 RE와 LSP는 디지털 대출 관련 불만을 처리할 전담 담당자를 지정해야 하며, 담당자 정보는 해당 기관의 웹사이트와 앱에 명확히 표시해야 합니다.

    • 불만이 30일 내 해결되지 않을 경우, 차입자는 RBI 통합 옴부즈만 제도(RB-IOS)를 통해 해결 요청이 가능합니다.

  • Cooling-off Period 제공

    • 차입자는 대출 계약 체결 후 최소 3일 이내에 사용 일수에 해당하는 이자만 상환하고, 별도의 페널티 없이 계약을 철회할 수 있습니다.

2) 기술 및 데이터 요구사항

  • 데이터 수집 및 사용 제한

    • 데이터 수집은 필요한 최소한으로 제한되며, 명확한 감사 추적(audit trail)을 포함해야 하고, 차입자의 사전 명시적 동의를 반드시 받아야 합니다.

    • 차입자는 특정 데이터 사용에 대해 동의를 거부하거나 이미 부여한 동의를 철회할 수 있으며, 데이터 삭제를 요청할 권리가 있습니다.

  • 데이터 보안 및 개인 정보 보호

    • LSP와 DLA(Digital Lending App / Platform)가 수집한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관해야 하며, 차입자의 동의 없이 제 3자와 공유할 수 없습니다.

한국 사례와의 비교

인도가 디지털 대출에 관한 구체적인 규제를 Digital(Website, App 등) 에 한정하여 DLG를 발표한 것과는 다르게, 한국은 온라인에서 이루어지는 대출이더라도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을 따르고, 대출실행 시 기본약관으로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배포하고 있는 은행여신거래기본약관(가계용)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한국에서 개인의 정보보호를 다룬 규정들은  「개인정보보호법」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전자금융감독규정」 에서 따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두 나라의 규제사항을 좀 더 비교하기 쉽게, 이번에 도입된 인도의 DLG와 한국의 디지털 대출 규제 차이를 아래와 같이 정리해볼 수 있습니다.

1) 한국에 없지만 인도에 있는 것

  • Key Fact Statement (KFS) 

    • 이자율 표기에 있어, 인도의 DLG는 RBI에서 규정한 표준화된 KFS를 따를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반면, 한국에서는 금융상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심사지침」, 「대부업 등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 등을 통해 이자율 표기에 대한 포괄적인 규제를 다루지만, 인도의 DLG처럼 구체적이고 표준화된 이자율 계산 포멧은 제시하지 않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 KFS에는 이자율뿐만 아니라, 인도의 디지털 대출 앱에서 흔히 포함하고 있는 Processing Fee (PF), 부가적인 수수료, 비용까지 모두 상세하게 표기하는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인도 금융 소비자는 KFS만 잘 살펴보면, 각 대출회사의 APR 조건을 투명하고 동등하게 비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 Grievance Redressal (불만 해결 담당자)

    • 인도의 DLG 규제에 따라 Grievance Redressal 시스템이 신설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금융소비자는 불만 사항을 언제든 금융회사의 지정된 불만 처리 담당자에게 제기할 수 있으며, 30일 이내에 해결되지 않을 경우 RBI에 직접 해결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 오프라인 회사와 다르게 디지털 대출 회사는 물리적으로 금융소비자의 불만을 제기할 수 있는 통로가 한정적이었지만, 이 제도를 통하여 RBI가 금융소비자의 불만을 직접 들어주고 해결할 수 있는 통로가 되었습니다. 

2) 한국에 있지만 인도에 없는 것

  • 금리인하 요구권

    • 2019년 6월 12일 한국은 금리인하요구권을 법제화하여 시행하였습니다. 취업, 소득 증가, 부채감소 등 신용 상태의 개선이 발생하면 누구나 금리인하를 요구할 수 있고, 금융회사는 고지의무와 금리인하요구권에 대한 처리 결과를 통보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 인도 금융당국 또한 금융소비자의 선택권을 개선하고, 그들의 니즈를 만족시키기 위해 금리인하 요구권과 같은 규제가 신설될 수 있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 위법 계약 해지권

    • 한국에서는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서 정한 적합성, 적정성 및 설명의무를 위반하였거나, 불공정거래행위 또는 부당권유를 하여 대출 계약을 체결한 경우 (판매규제 위반), 해당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권리가 있습니다.

    • 인도에는 이러한 규제가 명확하게 존재하지는 않지만, 디지털 대출 앱에서는 대출실행 전 Sanction Letter와 Term and Condition을 제공하여 고객에게 상품설명을 했다고 여기고, 이에 대한 동의를 받고 있습니다.

3) 한국과 인도에 둘 다 있는 것

  • 대출 계약 철회권 (Cooling-off period)

    • 인도의 DLG 도입으로 인해 대출 계약 철회권이 신설되었습니다. 한국의 대출 계약 철회권은 대출 실행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신청할 수 있는 것과 다르게, 인도의 대출 계약 철회권은 회사가 자유롭게 취소할 수 있는 기간을 설정하되 3일 이상이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 데이터 수집 동의 및 철회

    • 한국에서는 「개인정보 보호법」에서 개인정보 수집 동의 및 철회를 다루고 있지만, 인도의 디지털 대출 앱에 관해서는 DLG에서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습니다.  

  • 개인정보 제 3자 제공

    • 데이터 수집 동의 및 철회와 마찬가지로 한국에서는 「개인정보 보호법」에서 다루고 있지만, 인도의 디지털 대출 앱에 관해서는 DLG에서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습니다.  


DLG 도입이 디지털 대출 플레이어에 미치는 영향

규제 불확실성 해소로 인한 명확한 수익모델 구축 기반 마련

RBI의 DLG의 도입은 인도 디지털 대출 업계에서의 규제 불확실성을 완화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전에 명확하게 정의되지 않았던 NBFC와 Fintech간의 수수료 부과 방식, 표준화된 이자율 표기 등의 규제가 구체화되었으며, 이는 디지털 대출을 직접 취급하는 NBFC와 이를 중개하는 핀테크 플랫폼이 각자의 수익모델을 명확히 설정하는 데 기여했습니다.

저희 밸런스히어로가 서비스하고 있는 True Balance 앱 역시, 이러한 변화에 따라 핀테크 플랫폼으로서 다수의 NBFC와 협력하여 대출 중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한, 밸런스히어로 자회사인 True Credits는 NBFC로서 True Balance 플랫폼 내에서 대출을 직접 취급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RBI의 DLG 도입 이전부터 True Balance와 True Credits는 각자의 비즈니스 역할을 명확히 분리해 운영하며, 규제 당국의 요구사항을 효과적으로 충족해 왔습니다.

디지털 대출 산업의 진입장벽 강화

DLG 도입으로 인해 인도에서 신규 플레이어가 디지털 대출 관련 사업을 새로 시작하기가 점점 어려워질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디지털 친숙도가 낮은 인도의 전통 NBFC나 대형 은행들은 디지털 대출 관련 규제에 맞춰 자체적으로 빠르게 앱이나 웹을 개발하는 역량이 핀테크 플랫폼 앱보다 상대적으로 부족합니다. 따라서, 이들은 디지털 대출 사업을 넓혀갈 때, 자체 앱을 새로 개발하고 강화하기보다는 True Balance와 같은 신뢰할 만한 핀테크 플랫폼과 협력하여 대출 취급을 늘리고 있습니다.

이번 DLG 규제는 2022년 9월에 발표되었으며, 2022년 11월까지 두 달 만에 앱에 모든 준수사항이 반영되어야 했습니다. 이처럼 매년 새롭게 발표되는 규제를 신속히 해석하고, 이를 앱 개발 요구사항으로 정리해 개발을 진행하며 규제를 준수하는 역량은 빠르게 성장하는 인도 디지털 대출 시장에서 핵심 경쟁력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인도 금융 시장 성장의 방증

DLG는 단순한 규제를 넘어 인도 금융 시장의 성숙도를 보여주는 정책으로, 금융 소비자가 안심하고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이는 한국 및 기타 신흥국과 비교했을 때도 디지털 금융의 포용성과 혁신 가능성을 동시에 입증하는 사례로 평가됩니다.

DLG로 인도 디지털 대출 생태계에서 NBFC/은행, 핀테크 플랫폼의 역할이 구분되었기 때문에, 전통 금융업계 사이에서 디지털 대출 비즈니스의 신뢰도가 강화되었고, 이는 핀테크 플랫폼으로 들어오는 NBFC/은행 자금의 증가가 더욱 가속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금융소비자 측면에서는, 불확실한 이자 정책 해소, 데이터 프라이버시 리스크 해소를 통해 금융 소비자가 핀테크 플랫폼에서 더욱 안전하게 대출받을 수 있는 환경이 되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규제는 금융 공급자와 소비자 모두가 디지털 환경에서 더욱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거래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주었습니다. 그 결과, 2017년 전체 대출의 단 1%에 불과하던 디지털 대출은 2022년 12%로 급성장하였으며, 앞으로도 그 성장세는 지속되어 2026년에는 디지털 대출이 전체 대출의 17%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인도의 디지털 대출 시장은 금융 혁신을 바탕으로 무한한 성장 잠재력을 가진 시장입니다.


마치며

RBI의 디지털 대출 Guideline은 단기적으로는 규제 준수에 대한 2달여간의 도전적인 과제를 제시하였지만, 장기적으로는 디지털 대출 생태계의 신뢰를 높이고 True Balance와 같은 선도적 플레이어에게 핀테크 플랫폼 사업자로서의 진입장벽을 강화할 기회를 주었습니다.

빠르게 성장하는 인도시장에서의 올바른 규제 준수는 대출 사업 파트너와의 관계에서 True Balance의 입지를 더욱 강화하고, 고객들에게 더욱 ‘신뢰할 만한’ 경험을 주는 브랜드로 각인 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다음 아티클에서는 Product Manager 관점에서 어떻게 DLG 규제 사항을 Product Requirement로 정리하고, 디자이너, 개발자와 협업하여 2달여 간의 규제준수 기간 안에 True Balance앱에 반영했는지 공유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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