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서치 진행 목적
요새 다수의 금융 서비스가 앱에서 관성처럼 쓰고 있던 어려운 용어들을 유저친화적이면서 직관적이고 쉬운 단어로 변경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복잡한 금융 용어는 유저들에게 혼란을 주고 앱 사용을 어렵게 만들지만, 쉬운 표현은 정보를 빠르게 이해하는 데에 도움을 주고 앱 내 행동 유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유저들의 만족도를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은 금융에 익숙하지 않은 유저들과 젊은 세대에게 어필되면서, 장기적으로 서비스의 시장 경쟁력을 높일 수 있습니다.
저희는 지금까지 직접 유저들을 만나면서 리서치를 진행할 때마다 저희가 앱에서 사용하고 있는 단어를 유저들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꽤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는데요.
그 예로 유저들이 대출승인이 나고 통장에 입급되는 금액과 대출 원금, 상환해야하는 금액의 차이를 명확히 파악하지 못해 오해하는 등의 다양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함께 일하는 디자이너분들이 앱 화면을 개편하거나 새로운 기능을 설계할 때, 어떤 단어를 사용해야 유저들이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고, 화면의 목적 및 의도가 잘 전달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하는 모습을 많이 봐왔고, 개발자분들 역시 유저들이 서비스 내에서 사용되는 단어를 잘 이해할 수 있을지에 대해 깊이 생각했던 순간을 자주 봐왔습니다.
그래서 기존에 여러 차례 이해도 테스트를 하면서 문제를 확인했던 퍼널을 제외한 전체 퍼널을 훑으면서 앱 내 사용된 대출 관련 용어들에 대해서 유저들이 얼마나 이해하는지 알아보고, 만약에 이해하지 못했다면 유저들은 어떤 단어로 주로 표현하는지에 대해서 파악해보고자 했습니다.
추가적으로, 유저들이 어려워하는 단어들을 기록하고 아카이빙하여, 이후 디자인 및 기능 개발 시 참고할 수 있는 데이터로 활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습니다.
리서치 대상자 선정
이전에 진행한 대면 리서치는 주로 북인도 지역의 유저들과 함께 이루어졌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리서치 주제를 고려하여 남인도와 북인도 지역의 유저들을 모두 만나보는 것이 더 적합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인도 남부와 북부는 다른 문화적 배경으로 인해 결혼을 꺼린다는 내용의 ‘2 States’라는 영화가 존재할 정도로 서로 상반된 특징을 지니고 있습니다.
경제 및 교육 측면에서 북인도는 농업 중심 지역이 많고 비공식 경제가 더 많이 발달해 있는 한편, 남인도는 IT 등 기술 기반 산업이 강세를 보이며 교육 수준도 상대적으로 높게 평가받습니다. 이러한 차이로 인해 남인도의 1인당 소득은 북인도의 약 3~4배를 달하는 큰 격차를 보이고 있습니다.
인도는 하나의 국가로 구성되어 있지만, 사실상 28개 주와 8개의 연방 지역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 주마다 사용하는 언어가 다릅니다. 이에 따라 총 23개의 공식 언어가 지정되어 있습니다. 북인도는 주로 인도-아리안 계열의 언어를 사용하는 반면, 남인도는 드라비다 계열의 언어를 사용합니다. 특히 남인도에서는 힌디어 사용이 제한적인 경우가 많아, 영어가 공용어로 더 많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에는 같은 나라지만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알려진 남부와 북부로 지역을 나눠서 각각 5명의 유저들을 만나서 트루 밸런스 앱 내 사용된 표현들에 대한 이해도를 살펴보기로 결정했습니다.
리서치 대상자 리쿠르팅
트루 밸런스(True Balance) 유저들의 경우에 재대출자가 대출 금액 기준으로 70%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와 비슷하게 리서치 대상자들을 저희 앱에서 최근 2년 동안 대출경험이 2회 이상 있는 조건의 유저들로 정해 추출했으며, 기존에 유저리서치 패널 배너를 클릭해 잠재적인 리서치 참여자로 등록해 줬던 유저들 중에서도 조건을 만족하는 사람들에게 연락했습니다.
먼저 각 지역의 유저들에게 왓츠앱(Whatsapp) 메시지로 리서치 참여의사를 확인하기 위해 리서치 목적과 기간, 리워드를 언급하며 서베이 링크가 포함된 메시지를 보내 해당 리서치에 대한 참여의사를 확인하고, 구글 서베이 응답에 따라서, 유저들에게 개별 연락을 진행하여 일대일로 만나는 날짜를 확정했습니다.
인도에서는 대도시에서 리서치를 진행하더라도 유저들이 편도 1~2시간 정도 걸리는 도시 외곽에 살고 있는 경우가 많고, 악천후 등으로 인한 교통체증, 정확하지 않은 대중교통 시간표 등으로 약속된 시간보다 훨씬 늦게 오는 경우가 많아, 이를 대비해 항상 여유 있게 이해도 테스트 스케줄을 계획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인도 유저의 경우 유저인터뷰나 이해도 테스트 라는 컨셉에 익숙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 혹여나 사기가 아닐까 생각해 리서치 당일에도 노쇼가 매우 빈번하게 발생하기 때문에, 이를 예방하기 위한 노력 또한 필요합니다. 리서치를 진행하며 노쇼를 줄이기 위해 시도했던 다양한 노력들에 대해서는 기회가 된다면 다음에 글을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
유저리서치 진행 과정
테스트를 진행할 때는 모더레이터(Moderator) 한 명과 노트테이커(Note-taker) 한 명이 테스트를 진행하는 방에 함께 들어갑니다. 모더레이터는 질문을 숙지하고 테스트를 진행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노트테이커는 리서치에 참여한 유저들의 세부 사항과 놓치지 않고 기록하며 인사이트를 기록하는 역할을 담당합니다.
이번 리서치에서는 질문지를 구성할 때, 앱에 대한 이해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편향되지 않은 질문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를 위해 미리 구조화된 질문을 준비하여 유저들의 답변 차이를 비교할 수 있도록 하면서도, 추가적으로 필요한 팔로업 질문을 물어보는 반구조화된 방식으로 리서치를 진행했습니다.
처음에 유저가 도착하면 차를 마시면서 아이스브레이킹을 하고, 어느정도 모더레이터와 유저 사이의 친밀감이 형성 되면 본격적인 질문을 시작합니다. 유저의 대출앱 경험에 대해서 전반적으로 질문하면서 유저의 대출 경험 및 대출에 대한 인식을 파악하고, 그 이후 화면을 보여주면서 앱 내 단어 및 문장에 대한 이해도를 물어보는 순서로 진행했습니다.
화면에 쓰인 단어나 문장 등에 대한 이해도를 테스트할 때는 유저가 민망함에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말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해하지 못할 경우에는 유저의 잘못이 아니라 앱이 잘못 기획되고 디자인 됐기 때문이며 모더레이터와 노트테이커는 우리 앱 고객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할 준비가 되어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질문을 시작했습니다.
유저리서치 인사이트
앞서 이야기한 듯이 저희 유저들은 대부분은 저희 대출을 최소 두 번은 받은 재대출자들이기 때문에 일부 어려운 뜻의 단어들을 제외하고는 화면의 목적을 대부분 잘 이해하며 대출을 받아가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어렴풋이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리서치를 진행하면 할수록 남부와 북부 유저들 모두에게서 스스로가 생각하는 모바일 대출에 대한 이해도보다 실제 이해도가 현저하게 낮다는 점을 알 수 있었습니다.
리서치 초반, 참가자들에게 기본적인 프로필을 물어보며 대출 프로세스와 대출 용어에 대한 이해도를 평가해 달라고 요청했을 때, 대부분의 유저들은 스스로 10점 만점에 8점에서 10점 사이의 높은 점수를 주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리서치를 진행 했을때, 저희 대출앱을 통해 재대출을 받은 유저들의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소득이 높지 않은 유저들이 많기 때문에 금융에 대한 지식뿐만 아니라 영어 이해도가 많이 떨어짐을 알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기대와 달리 실제로 대출 프로세스를 잘 이해하며 진행한 유저들은 매우 적었습니다.
이는 대부분의 유저들이 트루밸런스에서 평균 2-3회의 대출 경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대출 프로세스 자체는 관성적으로 이해하고 있었지만, 프로세스에서 사용된 용어들은 다른 의미로 해석되는 경우가 많았던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페이지의 목적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오해하는 상황이 발생했고, 유저 입장에서 베네핏이 명확히 기재되어 있음에도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경우가 자주 관찰되었습니다.
다음 글
다음 글에서는 리서치 과정에서 관찰된 유저의 단어에 대한 인사이트를 대출&금융 단어, 뜻을 오해한 단어, 생소한 단어 세 가지 카테고리로 나누어 자세히 공유할 예정입니다. 또한, 이 인사이트들을 반영하여 유저 경험을 개선하기 위해 시도한 다양한 방법들에 대해서도 함께 공유할 예정이니,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